재테크

금리를 올렸는데 나스닥은 왜 올랐을까

3년 2개월 만의 미국 금리 인상 다음 날 나스닥은 1.7% 올랐다. 교과서와 반대로 보이는 이 장면을, 주가를 움직이는 세 가지 변수로 나누어 읽어 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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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I로 생성한 이미지

이 글은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 기록이며, 특정 자산의 매수·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.

무슨 일이 있었나

미국 연방준비제도(Fed)는 9월 16일(현지시간) 기준금리를 **0.25%포인트 올려 연 3.75~4.00%**로 정했다.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인상이고, 위원 12명 만장일치였다. 점도표의 연말 금리 중간값은 4.1%로, 연내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.

교과서대로라면 금리 인상은 성장주에 가장 나쁜 소식이다. 실제로 발표 당일 시장은 흔들렸다.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17일, 나스닥 종합지수는 그 충격을 털어 내고 1.69% 오른 26,418.30에 마감했다. S&P500은 1.14%, 다우는 0.61% 올랐다. 인상 직전인 9월 둘째 주에는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.36%로 2004년 6월 이후 약 2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었다.

금리는 22년 만에 가장 높고, 중앙은행은 긴축으로 돌아섰는데, 기술주는 올랐다. 어떻게 읽어야 할까.

주가를 세 조각으로 나누면

주식의 가치는 거칠게 말해 미래에 벌 돈을 오늘의 값으로 당겨 온 것이다.

P≈∑t=1∞Et(1+r)tP \approx \sum_{t=1}^{\infty} \frac{E_t}{(1+r)^t}

여기서 EtE_t는 기업이 벌 이익, rr은 할인율(금리 + 위험에 대한 보상)이다. 금리 인상은 분모 rr을 키우므로 주가에 불리하다. 하지만 분모만 움직이는 날은 없다. 같은 시기에 분자와 위험 보상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.

① 분자 — 이익 전망이 더 빨리 올랐다

보도에 따르면 월가 분석가들은 기업 이익 전망치를 21주 연속 상향했다. 금리가 0.25%포인트 오를 때 할인율이 주는 타격보다 이익 전망 상향이 주는 효과가 크면 주가는 오른다. 금리 인상 자체가 "경기가 버틸 만큼 강하다"는 중앙은행의 판단을 담고 있다는 점도 분자 쪽에 힘을 실어 준다.

② 이미 가격에 들어 있었다

시장은 발표가 아니라 예상과의 차이에 반응한다. 59%였던 인상 확률(CME 페드워치)은 회의를 앞두고 87%까지 올라 있었다. 0.25%포인트 인상은 놀라운 소식이 아니었고, 막상 결과가 나오자 "경로가 확인됐다"는 안도감이 뒤따랐다. 불확실성이 걷히면 위험에 대한 보상, 즉 rr 안의 프리미엄이 줄어든다. 기준금리는 올랐는데 할인율 전체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은 것이다.

③ 신뢰 — 긴축이 오히려 장기 금리를 달랜다

장기 금리가 22년 만의 최고치까지 오른 배경에는 "물가를 못 잡는 것 아니냐"는 의심이 있었다. 중앙은행이 단호하게 움직이면 그 의심이 줄고, 장기 금리는 안정될 수 있다. 성장주의 가치는 단기 기준금리보다 장기 금리에 훨씬 민감하므로,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주에 호재가 되는 역설이 가능해진다.

역사적 선례도 거론된다.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한 전략가는 1990년대 후반 30년물 금리가 2%포인트, 기준금리가 1%포인트 넘게 오르는 동안에도 나스닥이 강세였다는 점을 짚었다. 다만 그 강세가 2000년에 어떻게 끝났는지도 함께 기억해야 공정하다.

그래서 얻은 생각

  • "금리 인상 = 주가 하락"은 다른 조건이 같을 때의 이야기다. 현실에서 다른 조건은 같았던 적이 없다. 변수 하나로 시장을 설명하려는 순간 틀리기 시작한다.
  • 하루의 상승은 증거가 아니다. 1.69%는 방향이 아니라 그날의 안도다. 이익 전망 상향이 멈추거나 물가가 다시 튀면 같은 식의 분모가 본색을 드러낸다.
  •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구조다. 금리가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. 금리가 올라도 내려도 버틸 수 있는 자산 배분과 현금흐름을 갖추는 것이, 생산관리에서 말하는 '변동에 강건한 계획'과 같은 이치다.

최적화 문제에서 목적함수만 보고 제약식을 잊으면 엉뚱한 해가 나온다. 시장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. 금리라는 변수 하나가 아니라, 식 전체를 봐야 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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